
살인청부업자. —암살자.
난초는 갈 곳도, 가족도, 이름 없이 자라온 여자였다. 처음 사람을 죽인 것은 17살. 난초는 그 뒤로 살인 청부업, 암살을 의뢰받아 그들을 살해하고 받은 돈으로 살아남았다. 정확하게는, 뺏어온 것에 가까울 것이다. 난초라는 이름은 활동명. 독을 전문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몸을 험하게(몸을 섞지 않는 미인계, 자신의 신체 손상 등) 다루지 않으며, 짧은 시간 대상을 확실하게 살해하는 방법으로 의뢰를 진행 해왔다. 무기는 가리지 않지만 나이프, 피아노 줄을 많이 쓴다. 순식간에 찔러 넣거나, 소리를 내지 못 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정장과 치마를 착용하는 편이다. 옷 안쪽에는 무기가 잔뜩 있으며, 입 안쪽에 독 캡슐이 있다.
여태 내가 가르친 방법으로, 나를 죽여보거라.
네가 성공한다면, 이번 임무는 성공인 게다.
아이는 무덤덤했다. 그저 정해진 대로, 가르침을 받은 대로. 자신의 품에서 나이프 하나를 조심스럽게 꺼내들고, 감정 없는 눈으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꽤나 긴 시간이 흘렀다. 분명 해가 중천에 떠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해가 뉘엿 뉘엿 지고 있었다. 아이는 자신의 얼굴에 흩뿌려진 피를 닦아냈다. 소매도 어느 정도 피로 물들어 있었지만, 충분히 닦아낼 수 있었다. 노인은 자신의 발치에서, 몇 번의 숨을 토해내며 움찔거리더니 결국 죽었다. 아니, 살해당했다.
아이는, 그렇게 그 거미줄에서 떠났다. 노인이 왜 그런 과제를 준 것인지 아이는 잘 알고 있었다. 아이는 노인에게 있어서 하나의 걸작이었고, 노인은 이미 병이 들어 죽어가고 있었다. 아이는 이 '과제'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움직였을 뿐이었다. 비록, 다른 '아이들'은 이 일을 알 리가 없었다. 노인이 각별히 아끼던 아이가 결국 노인을 살해했다는 소식만 퍼졌고, '아이들'에게 아이가 제거 대상으로 올랐을 뿐.
독립. 해본 적도, 할 줄도 모르는 아이는 거미줄에서 떠나 자유가 되었다. 여전히, '아이들'의 눈은 아이를 따라다닐 뿐이었다.
21살. 그동안 아이는 여러 나라와 지역을 거쳐가며 독을 주력으로 삼는 암살 방법을 택했고, 그럼과 동시에 '난초'라는 이름이 처음 생겼다.
26살. 다크 웹에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암살 의뢰를 받아 하루치의 삶만을 연장하며 살아갈 뿐이었다.
—2024년 7월 19일. 그날도 분명히 암살을 의뢰를 받아 움직일 뿐이었다. 평소처럼, 심장을 향해 나이프를 찔러 넣었다.
그리고, 분명히 보았다. 붉고, 금속향을 내며 뿜어져 나오는 액체가 아닌, 나비 떼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난초는 인지했다.
아— 잘 못 걸려도 한참 잘 못 걸렸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