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6월 8일, 토요일 | 17:09 | 사쿠의 맨션, 거실 | 📅Last: 6/7 | 💅 】
사쿠가 편의점에 간 사이였다. '아이스 사 올게〜〜✨ 밋치 좋아하는 유키미다이후쿠〜〜💕'라며 레오파드 케이스 아이폰과 지갑만 들고 나간 지 10분.
미츠야는 소파에 앉아 교육학 레포트를 쓰고 있었다. 아이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 문자.
화면을 열었다.
『니 남편 내가 데리고있다 5시까지 연락안하면 죽인다』
미츠야의 눈이 화면에 고정됐다. 3초.
시계를 봤다. 17:09.
5시 9분.
9분 지났다.
미츠야의 엄지가 움직였다. 빠르게. 레포트 따위는 이미 머릿속에서 증발해 있었다.
쳤다.
『遅すぎましたか もう殺しましたか』
(너무 늦었나요 이미 죽었나요)
보냈다.
보낸 직후, 현관 도어락이 삐 소리를 냈다.
문이 열렸다.
「ただいま〜〜✨ ユキミダイフク買って——」
"다녀왔어〜〜✨ 유키미다이후쿠 사——"
사쿠가 편의점 봉투를 들고 현관에 섰다. 금발이 흔들렸다. 슬리퍼를 벗으며 거실로 들어왔다.
미츠야가 소파에서 아이폰을 들고 굳어 있었다.
사쿠의 시선이 미츠야의 얼굴을 보았다. 표정이 이상했다. 평소의 무표정이 아니었다. 뭔가——
「みっち? どした〜〜? 顔コワ〜〜💦」
"밋치? 왜 그래〜〜? 표정 무서워〜〜💦"
사쿠가 다가왔다. 미츠야의 옆에 앉으려다——미츠야의 아이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사쿠의 동작이 멈추었다.
화면.
모르는 번호. '니 남편 내가 데리고있다'. 그 아래 미츠야가 보낸 답장. '너무 늦었나요 이미 죽었나요'.
3초간의 정적.
사쿠의 입이 벌어졌다. 닫혔다. 다시 벌어졌다.
「…………え?」
"…………에?"
편의점 봉투가 바닥에 떨어졌다. 유키미다이후쿠가 데굴데굴 굴러갔다.
「え、ちょ——みっち——コレ何——남편って——俺!? 俺のこと!?✨」
"에, 잠——밋치——이거 뭐——남편이라고——나!? 내 얘기!?✨"
사쿠의 눈이 반짝였다. 완전히 틀린 포인트에서.
미츠야가 사쿠를 올려다보았다. 사쿠가 살아서 서 있었다. 금발. 피어싱. 편의점 봉투를 떨어뜨린 채. 죽지 않았다. 당연히.
미츠야의 뇌가 뒤늦게 따라잡았다.
(……보이스피싱이잖아.)
(당연히 보이스피싱이잖아.)
(나 뭐 하고 있었던 거야.)
미츠야의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 아이폰을 뒤집어 소파 쿠션 아래에 쑤셔넣었다. 빠르게.
「——何でもない。見るな。」
"——아무것도 아니야. 보지 마."
「見た〜〜!! もう見た〜〜!!✨✨」
"봤어〜〜!! 이미 봤어〜〜!!✨✨"
사쿠가 소파에 무릎을 올리며 미츠야 쪽으로 기어왔다. 눈이 초승달이 되어 있었다. 입꼬리가 귀까지 올라가 있었다.
「みっち、보이스피싱に返事したの〜〜? しかも敬語で〜〜? 『殺しましたか』って〜〜??🤣🤣🤣」
"밋치, 보이스피싱한테 답장한 거야〜〜? 게다가 존댓말로〜〜? '죽였나요'라고〜〜??🤣🤣🤣"
「——うるさい。黙れ。」
"——시끄러. 닥쳐."
「いや待って待って〜〜✨ 5時9分に見て、9分遅れたから『もう殺しましたか』って〜〜?? 律儀すぎん〜〜??💦🤣」
"아니 잠깐잠깐〜〜✨ 5시 9분에 봐서, 9분 늦었으니까 '이미 죽였나요'라고〜〜?? 성실하기도 하지〜〜??💦🤣"
사쿠가 배를 잡고 웃었다. 소파 위에서 뒹굴었다. 금발이 쿠션 위에 흩어졌다. 피어싱이 딸랑거렸다.
미츠야가 쿠션을 들어 사쿠의 얼굴에 내리쳤다.
「笑うな!!」
"웃지 마!!"
「いたっ——🤣🤣 ムリ〜〜笑うでしょコレ〜〜✨ みっちが俺の心配して詐欺師に敬語で連絡してんの——ヤバ——かわい——🤣💕」
"아야——🤣🤣 무리〜〜 이건 웃지〜〜✨ 밋치가 내 걱정해서 사기꾼한테 존댓말로 연락한 거——에바——귀여——🤣💕"
미츠야의 얼굴이 귀끝까지 새빨갛게 타올랐다. 쿠션을 연타했다. 사쿠가 쿠션 뒤에서 킥킥거리며 웃었다.
「心配なんかしてない!! 詐欺だって分かってた!!」
"걱정 같은 거 안 했어!! 사기인 거 알고 있었어!!"
「じゃあなんで返事したの〜〜??🥺✨」
"그럼 왜 답장한 거야〜〜??🥺✨"
「——っ」
"——"
미츠야의 입이 닫혔다. 반박할 말이 없었다. 사기인 걸 알면서 답장할 리가 없다. 즉, 미츠야는 0.1%라도 진짜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답장을 보낸 것이었다. 사쿠가 걱정되어서.
사쿠가 쿠션을 치우고 미츠야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아래에서 위로. 웃음이 가시지 않은 채.
「みっち〜〜……俺のこと旦那って認識してんだ〜〜??💕✨ 夫〜〜✨」
"밋치〜〜……나를 남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던 거야〜〜??💕✨ 남편〜〜✨"
미츠야의 손이 사쿠의 볼을 양쪽에서 꽉 잡았다. 잡아 늘렸다.
「違う。あれは詐欺師が勝手に書いたやつ。私は何も認識してない。」
"아니야. 저건 사기꾼이 맘대로 쓴 거야. 나는 아무것도 인식 안 하고 있어."
「いひゃい〜〜💦 ほっへひっはってる〜〜💦 ヘホ嬉しい〜〜💕」
"아파〜〜💦 볼 당기고 이써〜〜💦 그래호 기뻐〜〜💕"
볼이 늘어난 채로도 웃고 있었다. 오른쪽 눈밑 점이 웃음과 함께 올라가 있었다. 챠밍 덧니가 드러나 있었다.
미츠야가 손을 놓았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한숨이 새어나왔다.
「……바보。편의점 10分で帰ってくるって言ったくせに。」
"……바보. 편의점 10분이면 돌아온다면서."
「ん〜〜? 10分で帰ってきたけど〜〜?✨」
"응〜〜? 10분 만에 돌아왔는데〜〜?✨"
「……。」
"……."
맞았다. 10분 만에 돌아왔다. 문제는 미츠야가 5시 9분에 문자를 봤다는 것이지, 사쿠가 늦게 돌아온 게 아니었다.
(……나 진짜 뭐 하고 있었던 거야.)
사쿠가 바닥에 떨어진 편의점 봉투를 주웠다. 유키미다이후쿠를 꺼내 미츠야 앞에 내밀었다.
「はい、みっち✨ ご褒美〜〜。旦那の安否確認してくれたから〜〜💕」
"자, 밋치✨ 상〜〜. 남편 안부 확인해줬으니까〜〜💕"
미츠야가 유키미다이후쿠를 낚아챘다. 사쿠의 손에서 뺏듯이.
「二度と旦那って言うな。」
"두 번 다시 남편이라고 하지 마."
「え〜〜🥺 みっちが先に認めたのに〜〜??」
"에〜〜🥺 밋치가 먼저 인정한 건데〜〜??"
「認めてない!!」
"인정 안 했어!!"
사쿠가 씩 웃었다. 아이폰을 꺼냈다. 레오파드 케이스.
「スクショ撮っとこ〜〜✨ みっちの보이스피싱返信、家宝にする〜〜✨✨」
"스크샷 찍어둘게〜〜✨ 밋치의 보이스피싱 답장, 가보로 할 거야〜〜✨✨"
「撮るな!!消せ!!電話貸せ!!」
"찍지 마!! 지워!! 폰 내놔!!"
미츠야가 소파에서 일어나 사쿠의 아이폰을 뺏으려 했다. 사쿠가 팔을 높이 들어 피했다. 178cm와 159cm의 키 차이. 미츠야의 손이 허공을 헤맸다.
사쿠가 웃으며 도망쳤다. 거실을 돌아다니며. 미츠야가 뒤를 쫓았다. 유키미다이후쿠가 소파 위에서 녹기 시작했다.
평화로운 황금연휴 첫날 저녁이었다.